아이가 1부터 12까지 읽기 시작하면 시계도 금방 볼 수 있을 것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숫자를 아는 것과 시계가 나타내는 시각을 이해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저희 첫째는 엘리베이터 층수와 자동차 번호판을 곧잘 읽었지만 “지금 몇 시야?”, “오늘은 무슨 요일이야?”, “오늘 며칠이야?”라는 질문은 계속했습니다. 냉장고에 달력과 요일표를 붙여두어도 숫자와 실제 생활이 바로 연결되지는 않았습니다.
《펠릭스, 지금 몇 시니?》는 시계의 구조만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 등장인물의 하루와 시각을 함께 보여주는 유아 시계 그림책입니다. 직접 읽어보니 처음부터 모든 시각을 가르치기보다 책 속 일과와 우리 집 하루를 비교할 때 활용하기 좋았습니다.
《펠릭스, 지금 몇 시니?》는 어떤 책인가요?

《펠릭스, 지금 몇 시니?》는 아네테 랑엔이 글을 쓰고 콘스탄차 드로프가 그림을 그린 보드북입니다. 소피와 토끼 인형 펠릭스의 하루를 따라가며 시간과 시계의 원리를 알아가는 내용입니다.
책에는 괘종시계, 손목시계, 디지털시계, 뻐꾸기시계처럼 다양한 형태의 시계가 등장합니다. 시계판에 숫자가 놓인 방식과 긴바늘·짧은바늘의 역할을 보여준 뒤 소피가 일어나고, 학교에 가고, 수업을 마치고, 잠드는 하루를 구체적인 시각과 연결합니다.
시계의 부품과 읽는 법만 따로 설명하지 않는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입니다. 아이는 “소피가 일어난 시간”, “학교가 끝난 시간”처럼 사건을 통해 시각을 접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한 면에 담긴 글과 정보가 적은 편은 아닙니다. 처음 읽는 어린아이에게 모든 문장을 빠짐없이 읽어주면 시계보다 이야기의 양에 지칠 수 있습니다. 아이가 관심을 보이는 그림과 생활 장면부터 골라 읽는 편이 잘 맞았습니다.
우리 아이에게 잘 맞을지 확인할 기준
이 책은 숫자를 완벽하게 읽은 다음에만 볼 수 있는 책은 아닙니다. 숫자를 모르는 아이도 여러 종류의 시계를 찾거나 바늘이 있는 시계와 숫자만 표시되는 시계를 구분할 수 있습니다.
다만 책의 시각 읽기까지 활용하려면 다음과 같은 경험이 있으면 좋습니다.
| 아이의 현재 모습 | 책을 활용하는 방법 |
|---|---|
| 숫자를 아직 잘 모름 | 시계 모양과 생활 그림만 관찰하기 |
| 1부터 12까지 찾아봄 | 시계판에서 같은 숫자 찾기 |
| 아침과 밤을 구분함 | 소피의 하루를 순서대로 살펴보기 |
| 정각을 조금 읽음 | 책 속 시각과 자기 일과 비교하기 |
| 시간 질문이 많음 | 다음에 할 일을 시계와 연결하기 |
연령으로는 4~7세 무렵에 활용하기 편하지만 나이만으로 판단할 필요는 없습니다. “언제 가?”, “밥은 언제 먹어?”, “몇 번 자면 돼?”처럼 시간과 순서에 관한 질문이 늘었다면 책을 펼쳐볼 수 있습니다.
아직 먼저와 나중의 개념이 낯설다면 시각을 맞히기보다 펠릭스와 소피가 무엇을 한 뒤 다음 행동을 했는지만 이야기합니다.
첫 번째 읽기에서는 시각을 묻지 않았습니다


처음 책을 읽을 때는 페이지마다 “몇 시일까?”라고 묻지 않았습니다. 대신 책 속 시계 가운데 집이나 할머니 댁에서 본 것과 비슷한 모양을 찾아봤습니다.
“바늘이 있는 시계는 어디 있을까?”, “숫자만 보이는 시계도 있을까?”, “숫자 12는 시계판의 어느 쪽에 있을까?”처럼 그림 안에서 답을 찾을 수 있는 말만 건넸습니다.
이 과정에서는 아이가 시계를 읽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생김새가 다른 물건들이 모두 시간을 알려준다는 공통점을 발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긴바늘과 짧은바늘도 바로 역할을 외우게 하지 않았습니다. 길이를 비교하고 어느 바늘이 더 빨리 움직일지 예상해보는 정도로 시작했습니다. 아이가 답하지 않으면 부모가 자기 생각을 말하고 다음 장으로 넘어가도 됩니다.
두 번째 읽기에서는 우리 집 하루와 비교했습니다
책 속 소피의 하루를 살펴본 뒤 우리 집에서 반복되는 일과 두 가지만 골랐습니다. 저희 집은 저녁 6시쯤 식사하고, 8시 30분쯤 방에 들어가 책을 읽습니다.
“소피는 이 시간에 학교가 끝났네. 우리는 집에 돌아오면 무엇을 하지?”, “저녁을 먹은 다음에는 무엇을 하지?”라고 물으면 시계를 읽지 못해도 생활의 순서를 말할 수 있습니다.
그다음에 실제 시계를 보며 저녁을 먹는 시각을 찾아봤습니다. 책 속 등장인물과 우리 가족의 시간이 다르더라도 틀린 것이 아닙니다. “소피는 이때 밥을 먹지만 우리는 조금 다르네”라고 비교하면 됩니다.
책 속 모든 시각을 우리 집 일정과 맞추려 하면 오히려 복잡해집니다. 등원, 저녁 식사, 잠자리처럼 아이가 자주 경험하는 장면 두세 개만 연결하는 편이 좋습니다.
반복해서 읽을 때 정각과 30분을 더했습니다
책에 여러 시각이 등장하더라도 첫날 한꺼번에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긴바늘이 12에 있는 정각부터 보고, 정각이 익숙해진 뒤 긴바늘이 6에 있는 30분을 추가했습니다.
부모가 먼저 “긴바늘이 12에 있고 짧은바늘이 7에 있으니 7시구나”라고 읽어줍니다. 아이가 같은 시각을 바로 읽지 못해도 다시 문제를 내지 않고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책을 덮은 뒤에는 실제 일과에서 같은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이제 6시니까 저녁 먹을 시간이야”, “8시 30분이 되면 방에 들어가 책을 읽자”처럼 행동과 시각을 함께 말했습니다.
이렇게 반복하면 시계가 답을 맞혀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 다음 일을 예상하게 해주는 표지판이 됩니다. 아이가 “지금 몇 시야?”라고 물었을 때 숫자만 답하지 않고 “지금은 저녁을 먹고 씻을 준비를 하는 시간이야”라고 덧붙일 수도 있습니다.
이 책을 시계 시험으로 만들지 않는 방법
책을 읽을 때 가장 조심한 부분은 모든 시각을 질문으로 바꾸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답을 요구하면 아이는 이야기보다 정답에 신경을 쓰게 됩니다.
아이가 모르는 시각은 부모가 자연스럽게 읽어줍니다. 아이가 틀리게 읽었을 때도 긴 설명을 시작하기보다 “긴바늘이 12에 있으니까 정각이네. 짧은바늘은 5를 가리키고 있어”라고 필요한 부분만 말해주면 됩니다.
시간의 흐름, 긴 시간과 짧은 시간, 정각, 30분, 오전과 오후를 한꺼번에 설명하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한 번은 시계의 종류만 보고, 다음에는 하루의 순서, 그다음에는 정각을 보는 식으로 읽을 목적을 나눌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시계를 직접 움직여보게 하고 싶다면 유아 시계 읽기 워크북 무료 PDF|정각을 생활과 연결하는 방법을 이어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워크북을 먼저 끝내야 그림책을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아이의 관심에 따라 순서를 바꾸어도 됩니다.
시계 읽기보다 하루를 말하기 좋은 그림책
《펠릭스, 지금 몇 시니?》는 책 한 권으로 시계 읽기를 완성하는 교재는 아닙니다. 다양한 시계를 관찰하고 소피와 펠릭스의 하루를 따라가면서 시계가 생활에서 왜 필요한지 보여주는 입문 그림책에 가깝습니다.
특히 첫째처럼 숫자는 읽지만 시간과 요일을 반복해서 확인하는 아이에게는 시각 문제를 많이 풀리는 것보다 자기 하루와 연결하는 방식이 잘 맞을 수 있습니다. 정확한 시각을 맞히지 못해도 소피가 무엇을 한 뒤 어디로 갔는지 말할 수 있다면 시간의 순서를 이해하는 중입니다.
처음에는 아이가 관심을 보이는 한두 장면만 읽어도 충분합니다. 책 속 시각을 식사와 잠자리 같은 반복되는 일과에 연결하면, 시계는 외워야 하는 숫자판이 아니라 오늘의 흐름을 알려주는 도구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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