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시간을 알려주려고 하면 가장 먼저 시계부터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러나 숫자와 시곗바늘을 읽는 것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시간이 지나면 주변의 모습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일입니다.
《네 번의 시간》은 달팽이가 움직이고, 꽃이 피고 지고, 계절과 도시가 변하는 과정을 네 장의 그림으로 보여주는 그림책입니다. 몇 초 만에 일어나는 변화부터 오랜 시간이 필요한 변화까지 나란히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네 번의 시간》의 특징과 아이의 발달에 맞게 읽는 방법, 책 속 변화를 생활 속 시간 개념으로 연결하는 방법을 정리합니다.

《네 번의 시간》은 어떤 그림책인가요?
《네 번의 시간》은 베르나데트 제르베가 글과 그림을 맡고 신유진이 옮긴 그림책입니다. 한 장면의 변화를 네 칸으로 나누어 보여주며, 달팽이의 걸음과 꽃의 개화, 계절의 순환, 도시의 성장처럼 서로 다른 속도로 흐르는 시간을 다룹니다.
이 책에서 중요한 것은 정확히 몇 분이나 몇 시간이 지났는지를 맞히는 일이 아닙니다. 첫 번째 그림과 네 번째 그림 사이에서 무엇이 달라졌는지 발견하는 것이 중심입니다.
토끼가 움직이는 데 걸리는 시간과 식물이 자라는 데 필요한 시간은 다릅니다. 해가 뜨고 지는 변화와 도시가 성장하는 과정도 같은 속도로 진행되지 않습니다. 아이는 그림을 비교하면서 어떤 일은 금방 끝나고 어떤 일은 오래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을 직관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글이 많은 이야기를 따라가기보다 그림의 순서와 변화를 읽는 책이므로, 긴 줄거리에 아직 익숙하지 않은 아이도 각자의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림에 담긴 정보를 한 번에 모두 설명하면 관찰할 기회를 놓칠 수 있어 부모의 설명은 짧게 덧붙이는 편이 좋습니다.



시계보다 변화로 시간을 이해해야 하는 이유
어린아이에게 시간은 눈으로 직접 볼 수 없는 개념입니다. “10분 뒤에 나가자”라고 말해도 10분이 얼마나 긴지 바로 떠올리기 어렵습니다. 반면 얼음이 녹거나 해가 지고, 나뭇잎 색이 달라지는 모습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시간 개념을 처음 접할 때는 숫자보다 변화와 순서를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씨앗을 심은 뒤 싹이 나고, 꽃이 피고, 열매가 맺는 순서에는 시간의 흐름이 담겨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등원하고 저녁을 먹은 뒤 잠드는 하루의 일과도 마찬가지입니다.
《네 번의 시간》은 같은 네 칸 안에 짧은 변화와 긴 변화를 모두 담습니다. 칸의 크기는 비슷해도 그 안에서 흐른 실제 시간은 서로 다릅니다. 이를 통해 아이는 시간이 그림 칸의 수처럼 언제나 똑같이 느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아직 시계를 읽지 못하더라도 “처음에는 어땠어?”, “마지막에는 무엇이 달라졌어?”라고 물을 수 있습니다. 처음과 마지막을 비교할 수 있다면 시간의 흐름을 이해하기 위한 기초를 쌓고 있는 것입니다.
시간 개념을 시계보다 먼저 생활의 순서로 알려주고 싶다면 유아 시간 개념 알려주는 방법|시계보다 먼저 익힐 3가지를 함께 참고할 수 있습니다.
유아 시간 개념 알려주는 방법|시계보다 먼저 익힐 3가지
아이가 “내일이 어제야?”, “오늘은 언제 끝나?”라고 물으면 달력이나 시계부터 보여주기 쉽습니다. 그러나 숫자를 읽는 것과 시간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유아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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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을 때는 네 칸의 순서만 봅니다
첫 번째 읽기에서는 그림에 나온 모든 변화를 설명하지 않아도 됩니다. 네 칸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천천히 보고, 처음과 마지막 그림에서 가장 눈에 띄는 차이 한 가지만 찾습니다.
부모가 먼저 “처음에는 꽃봉오리였는데 마지막에는 꽃잎이 펼쳐졌네”라고 관찰한 내용을 말해도 좋습니다. 아이에게 곧바로 같은 형식의 답을 요구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가 그림 하나에 오래 머문다면 다음 장으로 재촉하지 않습니다. 인물이나 동물의 표정, 배경의 색, 사물의 위치처럼 아이가 먼저 발견한 부분에서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말을 활용하면 정답을 확인하는 분위기를 줄일 수 있습니다.
- “첫 번째 그림과 마지막 그림에서 달라진 것을 하나만 찾아볼까?”
- “가장 빨리 일어난 일은 무엇처럼 보여?”
- “아직 기다려야 하는 것은 어느 그림일까?”
- “그림의 순서를 바꾸면 이상해지는 부분이 있을까?”
한 장면을 충분히 본 다음에는 가운데 두 칸을 살펴봅니다. 처음과 끝만 알 때보다 변화가 조금씩 이어지는 과정이 보입니다.
아이의 나이에 따라 읽는 방법을 바꿉니다
세 살 무렵에는 네 칸을 모두 설명하기보다 같은 대상을 찾아보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칸의 달팽이와 마지막 칸의 달팽이를 가리키거나 꽃의 색이 달라진 부분을 찾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네다섯 살은 그림을 순서대로 보고 “먼저”, “그다음”, “마지막”이라는 말을 붙여볼 수 있습니다. 그림을 가린 뒤 다음 모습이 어떻게 될지 예상하는 방법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여섯 살 이상이라면 변화에 걸린 시간을 비교해봅니다. 정확한 시간을 맞히게 하기보다 “토끼가 움직이는 것과 꽃이 피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오래 걸릴까?”처럼 두 장면을 비교합니다.
| 아이의 현재 모습 | 읽을 때 해볼 활동 |
|---|---|
| 그림을 가리키는 단계 | 네 칸에서 같은 대상 찾기 |
| 순서를 조금 이해함 | 처음과 마지막 모습 비교하기 |
| 문장으로 설명함 | 먼저·그다음·마지막을 넣어 말하기 |
| 시간 질문이 늘어남 | 빨리 변한 것과 오래 걸린 것 나누기 |
| 이유를 말하기 시작함 | 그렇게 생각한 그림 속 단서 찾기 |
연령은 참고 기준일 뿐입니다. 여섯 살이라도 설명이 부담스러우면 가리키기와 선택하기부터 시작할 수 있고, 어린아이도 관심 있는 장면에서는 긴 이야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책을 읽은 뒤 집에서 시간의 흔적 찾기
독후 활동을 별도로 준비하지 않아도 집 안에는 시간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대상이 많습니다. 창가의 그림자, 녹고 있는 얼음, 익어가는 과일, 자라는 화분처럼 모습이 바뀌는 것을 하나만 골라봅니다.
관찰 대상은 변화가 너무 느리지 않은 것이 좋습니다. 얼음 한 조각을 접시에 두고 처음 모습과 녹은 뒤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면 같은 날에도 변화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침과 오후에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의 위치를 비교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며칠 동안 관찰할 수 있다면 바나나의 색이나 화분의 새잎처럼 천천히 달라지는 대상을 고릅니다. 매일 같은 장소에서 사진을 찍으면 아이가 기억에만 의존하지 않고 이전 모습과 비교할 수 있습니다.
이때 “왜 변했을까?”부터 묻기보다 “어디가 달라졌을까?”를 먼저 물어보는 편이 좋습니다. 관찰한 사실과 변화의 이유를 한꺼번에 설명하려 하면 아이가 어려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남매가 함께 볼 때 역할을 다르게 나눕니다
연령이 다른 남매에게 같은 답을 요구할 필요는 없습니다. 어린 동생은 그림에서 대상을 찾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큰아이는 앞뒤 장면의 차이를 말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나눌 수 있습니다.
동생이 먼저 찾은 그림을 큰아이가 설명하게 하면 두 아이가 경쟁하지 않고 하나의 관찰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반대로 큰아이가 답을 모두 말해버린다면 동생에게는 “꽃은 어디 있을까?”처럼 따로 참여할 시간을 줍니다.
부모가 각 아이의 답을 비교하거나 더 자세한 설명만 칭찬하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가리키기, 색을 말하기, 순서를 설명하기는 모두 그림을 읽는 서로 다른 방법입니다.
《네 번의 시간》은 시계를 직접 가르치는 책이라기보다 보이지 않는 시간을 변화로 발견하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처음부터 모든 장면의 의미를 해석하기보다 네 칸에서 달라진 한 가지를 찾는 것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책을 읽은 뒤 생활 속 변화 하나를 다시 찾아보면 그림책과 실제 경험이 연결됩니다. 이렇게 쌓인 관찰은 나중에 시계와 달력을 배울 때 숫자가 무엇을 나타내는지 이해하는 바탕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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